강릉 오죽헌·율곡기념관·시립박물관: 건축과 가족의 작품, 지역사를 잇는 코스
오죽헌에서 건축을 보고 율곡기념관에서 가족의 작품을 비교한 뒤 강릉시립박물관에서 지역사로 넓혀 보면, 같은 구내의 세 장소가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실내 전시까지 볼 계획이라면 1월 1일·설날·추석 당일에는 오죽헌만 개방한다는 예외를 먼저 고려하자.
들어가며
율곡로3139번길 24의 오죽헌·시립박물관은 조선 전기 건축,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유품,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이어지는 지역사를 한 구내에 모아 둔 곳이다. 이 글은 그 안에서 세 곳을 골라 천천히 읽는 흐름을 제안한다.
추천 동선
오죽헌에서 출발해 율곡기념관을 지나 강릉시립박물관으로 끝나는 순서를 권한다. 집이라는 공간에서 시작해 그 집에서 자란 사람들의 글씨와 그림으로, 마지막에는 도시 전체의 역사로 시야를 넓히는 흐름이다. 강릉시 안내도에는 세 곳이 모두 표시되어 있다. 방문일의 출입구와 보행 경로를 지도에서 확인하고 순서를 조정하자.
첫 번째 정류장: 오죽헌, 검은 대나무가 이름이 된 집
강릉시 설명에 따르면 오죽헌은 원래 수재 최응현의 집이었고, 이사온과 그의 딸 용인 이씨를 거쳐 전해졌다. 용인 이씨는 재산을 나누면서 외손 이이에게 서울 수진방의 기와집과 전답을, 권처균에게 오죽헌 기와집과 전답을 주었다. 집 주위에 검은 대나무가 무성한 것을 본 권처균이 자신의 호를 오죽헌(烏竹軒)이라 했고, 그 호가 훗날 집 이름이 되었다.
건물은 조선 전기 민가의 별당에 해당한다. 정면 3칸, 측면 2칸 평면에 4칸 대청과 2칸 방, 마루로 이루어졌고, 주심포와 비슷한 이익공계 형식 덕분에 주심포 집에서 익공식 집으로 넘어가는 변화를 보여 준다고 한다. 율곡 이이가 태어난 몽룡실이 있는 곳이며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165호로 지정되었다. 건물 앞에서는 대청과 창호문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천천히 살펴보자.
두 번째 정류장: 율곡기념관, 붓끝으로 읽는 한 가족
율곡기념관은 1965년 건립된 기념관이 헐리고 다시 지어지기를 거듭한 끝에 2012년 10월 21일 재건축되어 다시 문을 열었다. 강릉시는 오죽헌 소장 유물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증한 유물이 더해져 신사임당, 율곡 이이, 옥산 이우, 이매창, 고산 황기로의 작품과 이우 후손 관련 자료가 전시된다고 소개한다.
사임당 작품으로는 채색 [초충도]와 수묵화, [초서]·[전서] 글씨가, 이이의 유품으로는 『이이 수고본 격몽요결』과 정조대왕이 어람한 뒤 어제어필을 새긴 [벼루]가 안내되어 있다. 매창의 [참새]와 [묵매도], 이우의 그림과 글씨까지 한 가족이 남긴 서로 다른 필치를 견주어 보는 재미가 있다. 다만 지금 어떤 작품이 진열되어 있는지는 방문 전에 공식 안내로 확인해야 한다.
세 번째 정류장: 강릉시립박물관, 선사부터 단오제까지
강릉시립박물관은 강릉과 영동지방의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조망하는 전시관으로, 강릉의 선사문화, 불교문화, 문인, 관동팔경과 금강산, 강릉단오제 등의 주제로 구성된다. 불교문화 전시에는 통일신라에서 고려에 이르는 유산과 함께 보물 「강릉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이 소개된다.
문인 전시에서는 김시습의 『매월당시집』, 허난설헌의 『난설헌집』, 허균의 『홍길동전』이 안내되고, 이어서 강릉대도호부관아와 임영관 삼문, 강릉향교, 강릉단오제 자료가 소개된다. 같은 구내의 강릉화폐전시관은 2023년에 개관해 928점의 화폐를 전시하며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이야기를 미디어아트와 오토마타로 풀어낸다고 하니, 시간이 남으면 곁들여 볼 만하다.
준비 메모
강릉시 관람안내에 따르면 입장 시간은 09:00~17:00(이후 입장 불가), 관람 시간은 09:00~18:00이고 연중무휴이다. 다만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은 오죽헌만 개방하고 실내 전시실은 쉰다. 오죽헌·시립박물관 개인 어른 관람료는 3,000원, 주차는 무료이며 만차일 때는 인근 강릉농악전수관 앞 주차장을 이용하라고 안내한다. 바퀴 달린 신발, 킥보드, 자전거는 가지고 들어갈 수 없고 반려동물도 동반할 수 없다. 문화관광해설은 온라인으로만 예약할 수 있다. 시간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출발 전에 다시 확인하자.
지도와 입장 마감부터 확인하기
강릉시 안내도에서 오죽헌은 8번, 율곡기념관은 12번, 강릉시립박물관은 17번이다. 이 번호는 장소를 찾는 표식이지 의무 관람 순서가 아니다. 세 곳을 연결하는 실제 보행 경로와 소요시간은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현장 출입구와 안내에 맞춰 순서를 조정하자.
관람 종료 18:00와 입장 마감 17:00를 구분하자. 17:00 이후에는 들어갈 수 없으므로, 늦은 오후에 방문한다면 관람 종료 시각만 보고 출발하지 말자. 특정 작품이 목적이라면 전시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1월 1일·설날·추석 당일에는 실내 전시를 일정에 넣지 않는다.
방문 전 궁금한 점
오죽헌과 율곡기념관은 무엇을 다르게 볼 수 있나?
오죽헌은 조선 전기 별당 건축과 율곡 이이의 출생 공간을 살피는 곳이고, 율곡기념관은 가족의 작품과 유품을 비교하는 전시 공간이다. 건축에 관심이 있으면 전자를, 그림과 글씨에 관심이 있으면 후자를 중심에 두되 특정 작품의 현재 전시 여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오죽헌·시립박물관은 명절에도 실내 전시까지 볼 수 있나?
기존 관람안내에 따르면 1월 1일과 설날·추석 당일에는 오죽헌만 개방하고 실내 전시실은 쉰다. 따라서 연중무휴라는 안내를 모든 전시실의 매일 개방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오죽헌·시립박물관 문화해설은 전화로 예약할 수 있나?
기존 문화해설 안내는 온라인 예약만 가능하고 전화 예약은 불가하다고 명시한다. 이 조건은 문화해설 예약에 관한 것이며 일반 입장 전체가 예약제라는 뜻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