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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가 찍힌 자리, 청주 흥덕사지와 고인쇄박물관 산책

『직지』의 실물이 아니라 제작 맥락을 보고 싶다면 청주고인쇄박물관과 흥덕사지를 함께 둘러보자. 박물관에서 인쇄문화를 이해하고 절터에서 간행 장소를 확인하는 순서이며,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은 시연 일정이나 체험 예약이 맞을 때 더하는 선택 정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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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종이와 제책 도구가 놓인 책 만들기 작업대

들어가며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된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줄여서 『직지』는 현재 남아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알려져 있고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올랐다. 그런데 이 책의 실물은 청주가 아니라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에 있다. 그래서 청주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책 자체를 들여다보는 것보다 책이 만들어진 맥락을 따라 걷는 일에 가깝다. 이 코스는 그 맥락을 박물관, 절터, 활자 공방의 순서로 짚어 본다.

1377년 금속활자본은 상권이 전하지 않고 하권 한 책만 남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현존 최고 금속활자본은 상·하권 전체가 온전히 남았다는 뜻이 아니다.

추천 동선

1. 청주고인쇄박물관: 『직지』와 한국 인쇄문화의 흐름을 먼저 읽는다. 2. 청주 흥덕사지: 『직지』가 간행된 절터에서 박물관의 설명을 확인한다. 3. 금속활자전수교육관: 시연과 체험 일정이 맞는 날에 더하는 선택 정거장이다.

1. 청주고인쇄박물관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직지』를 중심으로 고려의 금속활자 인쇄술과 흥덕사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고려 목판인쇄술부터 19세기 말까지 전통 인쇄문화를 소개한다. 한국관광공사 안내에는 증강현실, 모션인식, 활자 미디어 아트를 체험하는 직지 디지털 실감영상관도 소개되어 있다. 박물관 누리집은 제1~3전시관의 관람에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고 적고 있다. 먼저 이곳에서 『직지』라는 이름의 뜻을 잡고 나가면 야외 절터가 훨씬 구체적으로 읽힌다. 『직지』의 중심 주제는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켜 본성을 깨닫는다는 선종의 구절 '직지인심 견성성불'에서 왔고, 간행 기록에는 석찬, 달잠, 그리고 시주한 비구니 묘덕의 이름이 남아 있다.

빈 종이와 제책 도구가 놓인 책 만들기 작업대

2. 청주 흥덕사지

흥덕사지는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에 있는 사적 제315호로, 1986년 5월 7일 지정되었다. 1985년 발굴에서 금당터, 강당터, 탑터와 회랑터 일부가 확인되었고, '흥덕사'라고 새겨진 청동 금구 조각이 나와 절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대중 3년명 기와 등으로 보아 늦어도 9세기에 지어져 고려 후기까지 이어진 것으로 본다. 지금 보이는 모습은 발굴 결과를 바탕으로 금당과 삼층석탑을 복원한 것이다. 그러니 옛 건물이 그대로 서 있다고 상상하기보다 터와 복원이 겹친 풍경으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도 이곳을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을 찍은 곳으로 설명한다. 청주시 안내는 흥덕사지를 연중무휴 상시 개방한다고 밝힌다.

발굴된 절터의 주춧돌이 놓인 분위기

3. 금속활자전수교육관

박물관 누리집의 운영 안내에 따르면 금속활자전수교육관에서는 매주 금·토·일요일 10시, 13시 30분, 15시에 금속활자 주조 시연이 열린다. 옛 책 만들기, 죽간, 인출, 한지뜨기 체험은 체험비가 무료이고 재료비는 따로 들며,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고 한다. 이 안내는 누리집 첫 화면의 공지에 실린 것이므로 방문 전에 같은 누리집이나 전화로 일정을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활자가 전시장 유리 안이 아니라 사람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앞의 두 정거장에서 읽은 문장이 몸의 감각으로 이어진다. 시연 일정이 맞지 않는 날에는 이 정거장을 과감히 빼도 코스는 성립한다.

글자 없는 금속활자 제작 도구 클로즈업

가기 전에

박물관 누리집 기준 관람 시간은 9시부터 18시까지이고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이다. 설과 추석 당일 운영은 누리집과 한국관광공사 안내가 서로 다르게 적혀 있으니 연휴에는 공지를 먼저 확인하자. 한국관광공사 정보에는 이용 요금이 무료로 표시되어 있고, 턱이 없는 주출입구와 장애인 주차장, 2층 수유실, 음성안내 앱도 안내되어 있다. 흥덕사지와 박물관은 모두 직지대로 713이라는 주소로 표기된다. 방문일의 출입구와 보행 경로를 지도에서 확인하고 순서를 조정하자.

마치며

박물관이 안내하는 약 1시간 30분은 제1~3전시관의 관람 기준이지 이 코스 전체의 소요시간이 아니다. 흥덕사지, 이동, 시연이나 체험에 쓸 시간은 따로 잡자. 턱 없는 박물관 주출입구 안내만으로 전체 동선의 휠체어 접근성이 확인되는 것도 아니다.

방문 전 궁금한 점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직지』 실물을 볼 수 있을까?

기존 안내에 따르면 『직지』 실물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실물 관람을 전제로 찾기보다 『직지』와 고려 금속활자 인쇄술, 흥덕사 관련 자료를 통해 책이 만들어진 맥락을 살피는 곳으로 계획하자.

흥덕사지에서는 옛 건물과 발굴 흔적 중 무엇에 주목할까?

발굴로 확인한 건물터와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복원한 금당·삼층석탑을 구분해 보자. 옛 건물이 그대로 남은 사찰을 기대하기보다, 『직지』의 간행 장소를 터와 복원으로 이해하는 방문에 알맞다.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은 시연 관람과 체험 참여를 어떻게 골라야 할까?

제작 과정을 보고 싶다면 주조 시연 일정을, 직접 체험하고 싶다면 사전예약과 별도 재료비를 기준으로 계획하자. 기존 공지의 예약 조건은 체험에 관한 것이며 시연까지 같은 조건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시연 일정이 맞지 않아도 박물관과 흥덕사지 중심의 코스는 가능하다.